SOMEWHERE BETWEEN DAY AND NIGHT: Jung Lee
S2A는 현대미술작가 이정의 <SOMEWHERE BETWEEN DAY AND NIGHT>기획전을 개최합니다. 작가는 이방인으로 살았던 영국 유학 시절 언어가 갖는 한계성을 고민하게 됩니다. 언어 이면에 깃든 공허함을 마주한 그녀의 경험이 곧 작업의 모티브가 되었고, 텍스트에 대한 관심은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텍스트를 이미지화하기 위한 도구로 네온을 활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사진이라는 매체로 귀결되었습니다.
그녀의 작업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학 구절, 영화 대사 및 노래 가사 등에서 상투적인 문구들을 차용하는 것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사랑의 언어들을 수집하고, 이를 정제되지 않은 풍경에 위치시키며 아름다운 언어 이면의 깊은 아이러니와 모순을 드러냅니다.
이정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대변할 수 있는 ‘Aporia’ 시리즈는 롤랑바르트(Roland Barthes, 1915)의 ‘사랑의 단상’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사랑에 빠진 이가 겪는 딜레마에 관한 내용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진부한 사랑의 표현을 소비하게 되는데 결국 사랑하는 대상이 아니라 ‘사랑을 사랑’하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렇듯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의 사랑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I LOVE YOU WITH ALL MY HEART”, “YOU STOLE MY HEART AWAY”, “I AM LOST IN YOU”와 같은 문구를 통해 사랑의 딜레마를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본 전시에서는 ‘Aporia’ 시리즈를 포함하여 국내에는 발표되지 않았던 미발표 작품들과 신작 및 6m 벽을 가득 메우는 네온 설치물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신작인 ‘Neon’ 시리즈는 작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네온 장인의 작업 과정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하였습니다. 네온은 네온관을 불에 구부리고 꺾는 Bending이라는 수작업을 거쳐 문자의 형상을 띄게 되는데, 작가는 이러한 제작 과정을 ‘네온의 언어’라 칭합니다. 달궈지고 구부러지며 만들어지는 ‘네온의 언어’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문자는 하얀 여백 위에 검은 페인트칠이 된 채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빛을 발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읽히며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는 ‘네온’만을 위한 초상이자, 네온의 역사에 대한 작가의 오마주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SOMEWHERE BETWEEN DAY AND NIGHT은 네온으로 제작되어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마주합니다. 하루 중 단 두 번 찾아오는 낮과 밤이 교차하는 순간은 작가에게 있어 영감의 탄생과 같은 순간이자, 작품 촬영 시 네온의 빛과 자연의 빛이 가장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전시 시작과 끝에서 마주할 이 문구는 전시장을 물들이며 공간에 힘을 더함과 동시에 지나간 순간의 여정을 함축하고 뒤돌아보며 앞으로 계속될 작가의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냅니다. 특별한 의미와 감성을 작가만의 호흡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이정의 작품을 감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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