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의 '우주'를 공개하기로 한 건, 좋은 작품을 혼자만 보지 않고 공유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71)이 서울 대치동 사옥에 924㎡ 규모로 개관한 갤러리 S2A를 통해 밝힌 '우주'의 공개 이유다.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132억원에 팔린 푸른 점화 '우주'는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작품이다.
13일 정식 문을 연 S2A의 개관전은 '구사마 야요이 : 영원한 여정'이다. 호박과 무한한 그물의 작가인 세계적인 거장을 첫 전시로 택한 건 김 회장이 2000년대 초반 처음 구입한 작품이어서다. 소장품인 1988년작 '6월의 정원'과 1993년작 초록색 '호박' 두 점은 전시에도 나왔다.
이밖에도 서울옥션 출신 소육영 S2A 디렉터 등의 인맥을 총동원해 국내 최고가의 야요이 작품을 샅샅이 모았다. 전시에는 원화 및 판화·조각 등 40점이 걸렸고 이중에는 보험가액만 200억원에 달하는 100호 크기의 노란색 '호박'과 작년 11월 서울옥션에서 국내 시장 작가 최고 낙찰가(54억5000만원)를 기록한 50호 크기의 1981년작 '호박'도 포함됐다. 100호가 넘는 '무한한 그물' 시리즈가 여러점 걸렸고, 2021년 신작으로 은빛 타일로 뒤덮인 대형 조각 '호박' 등 희귀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현재 김 회장의 자택에 걸려있는 '우주'는 이르면 다음 전시인 10월 이우환, 박서보, 이건용 등을 선보이는 단색화 전시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S2A는 올해안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세아는 1986년 김 회장이 창업한 세아상역이 모태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의류를 만들어 전 세계에 납품한다. 2018년에는 STX중공업의 플랜트 사업 부문을 인수하고, 2019년에도 국내 1위 골판지 업체인 태림페이퍼와 태림포장을 품에 안으며 사세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조25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