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세련되고 둘 다 해… 이머징 아티스트 ‘장신이’

ART CHOSUN. 윤다함 기자

April 12, 2023

 

유명 명화를 모티브 삼아 현대적 미감의 회화로 재탄생

국내 첫 개인전 ‘RE-AURA’, 5월 10일까지 S2A

 

최근 국제 미술시장에서 이머징 아티스트로 부상한 중국 기반의 여성 작가 장신이(Zhang Xinyi·36)가 국내 미술애호가들 앞에 첫선을 보인다.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RE-AURA’가 5월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에스투에이(S2A)에서 열린다.
 
장신이는 미술사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사조와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구축해온 작가다. 인터넷에서 빈번하게 조회되는 유수의 예술 작품을 모티프로 삼아 컴퓨터로 외곽선을 그려낸 뒤에 원작이 가진 디테일과 전통적인 표현기법은 생략한 채, 단순한 선과 밝은 색상을 사용해 특유의 평면적이고도 세련된 미감으로 재탄생시키는 회화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화면에서 일견 줄리안 오피를 연상할 수 있지만, 장신이의 작업은 선으로 단순화됐음에도 구체적이고 회화적이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특히 나이와 인종을 초월한 동서고금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하며, 픽토그램을 연상시키는 외연 묘사와 간결한 선이 연결해낸 친밀하고 쉬운 미감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듬성듬성 드러나는 유쾌한 아이콘들은 작가의 일상에서 우러난 친밀감과 색채감각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배경이 최소화된 대상은 기존의 정체성도 최소화되기까지 생략과 단순화를 거친다. 모든 수식과 맥락을 벗겨내는 행위 속에서 동양화의 오랜 품격인 골법용필(骨法用筆·선인의 품격이나 골법의 습득에서 비롯된 붓놀림 기법)이 엿보인다. 지극한 보편성을 자신만의 고유성으로 형식화시키는 방식은 미디어 시대의 단순함과 동아시아의 전통 미감이 어우러진 결과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대표 연작인 ‘ICON’ 시리즈 스케치를 비롯해 예술가의 자화상을 그만의 스타일로 그려낸 ‘PORTRAIT’ 시리즈 등 다양한 신작을 내걸린다. 안현정 미술평론가는 전시 서문을 통해 “장신이는 건드리기 어려운 고고학적 권위, 명화의 위엄, 위대한 인물들 사이의 무게감에 ‘해학적 정서’를 가미한다. 요즘 미학에 어울리는 간결한 재해석, 이른바 ‘Flat humor’의 방식이다. 현대적 텍스트와 단순화된 이모티콘을 연상시키는 이들 작품 속에서 ‘과거의 아우라’는 거세한 ‘새로운 세계관’이 자리한다. 인터넷 미학과 문화 소비 사이에서, 현대적 삶의 프리즘을 통해 ‘과거를 재해석’하는 지혜는 작가의 작품이 멀티미디어 시대를 아우르는 다차원적 콜라보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장신이는 중국, 일본, 독일 등지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아트페어 등을 통해 소개되며 ‘페리에’, ‘아우디’, ‘랜드로버’, ‘디즈니’, ‘삼성 갤럭시’ 등 유수의 국제적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다양한 형태의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인 바 있다. 갤러리 에스투에이는 도전적인 창작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신진 유망 작가를 지원해오고 있으며, 이에 네 번째 기획전의 주인공으로 장신이 작가를 선정했다.
 
April 12, 2023